홋카이도 일주일 여행 중 마지막 이틀을 삿뽀로에서 묵는 중, 마지막 밤을 아파에서 묵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왠지 마지막날은 아파에서 묵고 싶은 생각에서.. 그리곤 아파에서 자는 홋카이도의 마지막밤에 우린 강도7이라는 어마한 지진을 맞아 혼비백산 새벽 3시에 로비에 모여 아우성..! 자유여행으로 우리 부부밖엔 없어서, 정보에 취약할 수 있었는데, 대형호텔이라 엄청난 한국 투어팀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었다. 꼼짝없이 갇힌 신세가 된 우리에게 일단은 그냥 호텔에서 묵을 수 있게 해 주었고, 밥은.. 신용카드기가 정전으로 안되어 현찰밖에 안되는 상황. 환전하지 못한 우린 투어팀가이드에게 사정해서 최소의 환전을 할 수 있었으며.. 계속되는 여진으로 두려움에 방으로 돌아가지 못하거나, 또는 예약이 이미 끝난 투어팀들에게 조차 담요등을 나눠 주어 밖에서 지낼 수 있게 해 주었다. 정전과 단수로 암흑같은 로비 화장실을 그 많은 인파가 사용하는데도 전혀 냄새나지도 않고 깨끗하게 관리를 하고 있어서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또한, 워낙 대형호텔이다보니, 식재료가 충분히 구비되어 있어서 그 많은 인원의 아침이 풍성한 메뉴로 준비되어지고, 오죽하면 다른 호텔에 묵던 투어팀이 아침을 먹기 위해 아파로 오기까지.. 어쨌든, 지진사태로 공항은 이틀간 폐쇄되어 귀국행이 이틀이나 연장되었고, 우린 감사하게도 무리없이 안전하게 먹거리 걱정도 없이 잘 지내고 돌아왔다. 물론 쇼핑은 전혀 할 수 없었지만, 지금도 생각하면 왜 아파로 옮겼을까 잘 모르겠지만, 덕분에 홋카이도 여행은 더욱 진한 추억이 될것이다.
아! 삿뽀로 중심지인 오도리공원 까지는 차량으로 15분여 정도 걸렸다. 주변엔 맛난 스시집도, 우동집도 있었다. 일반 주거지역인 듯 아주 조용하고, 깨끗한 마을이었다.
또 한가지! 후기에 밖을 볼 수 없는 창이라고 있어 왜 그럴까 했었는데, 이번 지진을 겪고 보니.. 내진으로 인함이지 않을까 싶더군요. 첨엔 높은층이었음에도 바깥 풍경을 감상할 수 없음이 답답했는데, 강도 7 이었는데도 유리창 하나 깨지지 않고, 단지 로비에 있던 샹들리에 등이 몇개 떨어진 것 외에는 아무 이상을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