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톨레도의 유태인 지구에 자리해 유난히 눈에 띄던 산 후안 데 로스 레예스 수도원은 이베리아 반도에서 기독교가 이룬 승리의 상징과도 같아요. 수도원이 자랑하는 멋진 2층짜리 회랑은 꼭 보아야 할 명소이죠. 오렌지 나무가 심어져 있는 매력적인 정원을 감싸고 있어요.

수도원에 들어가자마자 안내 책자를 하나 집어 들고 부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시면 좋습니다. 토로에서 포르투갈을 상대로 거둔 승리를 기념하고자 당시의 카톨릭 군주였던 페르디난드 왕과 이사벨라 여왕의 명으로 이 수도원이 지어졌죠. 이들의 원래 의도는 자신들을 위한 영면의 장소를 짓는 것이었지만 그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들은 사후에 그라나다의 성당에 안치되었습니다.

교회는 나폴레옹이 이곳을 침략할 당시에 피해를 입었지만 복원 작업을 거쳐서 오늘날과 같은 근사한 모습을 되찾았어요. 수도원을 지은 군주들의 권력을 강화하고자 새긴 상징을 신도석 안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왕실의 문장은 성소를 비롯해 본 예배당의 곳곳에서 보실 수 있죠.

수도원 부지에서 가장 유명한 볼거리로는 단연 2층짜리 회랑을 꼽을 수 있습니다. 매력이 넘치는 안뜰 정원 주변으로 펼쳐져 있어요. 가고일 석상, 동물과 식물을 모티프로 화려하게 장식된 작은 첨탑과 기둥, 성서 속 인물들을 표현한 조각상 등 고딕 양식과 무데하르 양식의 요소가 적절히 어우러져 있는 정교한 디테일을 보고 있으면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아래층 회랑에는 골이 진 아치형 천장이 있고 위층 회랑에는 나무로 만든 격자 천장이 있죠.

회랑 주위를 둘러본 뒤 안뜰 정원으로 나가 볼까요? 그다지 크지는 않지만 과실수와 장미 덤불이 심어져 있어서 매력적입니다. 이곳은 여전히 수도원으로 이용되고 있어서 프란치스코회 수도승들과 마주치실 수도 있어요.

산 후안 데 로스 레예스 수도원은 톨레도의 시가랄레스 지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어느 날이든 이곳을 방문할 수 있지만 겨울에는 개방 시간이 짧아요. 소정의 입장료가 부과되며, 만 11세 미만의 어린이는 무료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배경 설명을 듣고 싶다면 수도원 안에서 오디오 가이드를 이용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