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같이 아름다운 로머베르크는 프랑크푸르트의 분위기 있는 구시가지(알슈타트)로 향하는 관문이죠. 9세기부터 프랑크푸르트 역사 지구 중심에서 넓은 자리를 보란 듯 차지하고 있는 이곳은 대관식, 처형, 시장, 화려한 축제, 왕립 시합 등 도시의 역사를 함께하는 행사와 사건으로 가득했습니다. 오늘날, 계단꼴 박공과 목재 골조를 자랑하는 주택이 돋보이는 로머베르크는 중세 시대 프랑크푸르트 경관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요.
로머베르크 광장의 중심에는 6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시청사로 이용되고 있는 신고딕 양식의 건물인 뢰머가 서 있는데요. 강한 권력을 자랑하던 신성 로마 제국의 몇몇 황제들이 이곳에서 대관식을 치른 후 연회장에서 호사스러운 잔치를 열곤 했습니다. 장식이 돋보이는 발코니에서 이들 황제의 조각상을 찾아보세요. 뢰머와 광장 대부분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공습을 받아 파괴된 후 재건되었습니다.
정의의 분수만은 1500년대부터 현재까지 로머베르크 광장 가운데를 지키고 서 있는데요. 근처에는 포석에 놋쇠로 된 현판을 놓아 1933년 나치에 의한 분서 사건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광장의 동쪽 가장자리를 보면 목재 골조 주택들이 보이는데요. 마치 중세 시대로 온 것 같죠. 바로 남쪽으로는 폭격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건물인 베르타임 하우스가 있어요.
역시 로머베르크에 있는 성 니콜라이 구 성당의 탑을 올려다볼까요? 47개 종으로 구성된 카리용이 들려주는 청명한 소리는 마음까지 달래주죠. 성당 너머에는 역사박물관이 있습니다. 과거에 왕실 궁전으로 이용되던 이곳에 들어가 현대적 전시 센터도 둘러보세요.
늦은 11월부터 늦은 12월까지 로머베르크를 방문한다면 크리스마스 시장을 놓치지 마세요. 그 역사가 1393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이 시장은 크리스마스 무렵에 독일에서 열리는 시장 중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커요. 반짝이는 꼬마 전구로 불을 밝힌 각종 가판대에서 스노우 글로브와 같은 크리스마스 수공예품을 쇼핑하다 보면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를 거예요. 멀드 와인, 아몬드 쿠키, 생강 쿠키, 군밤 등 군것질거리도 가득하니 배가 심심할 일도 없어요. 아이들은 골동품처럼 멋진 회전 목마를 타고 즐거워할 거예요.
로머베르크는 트램 정거장과 돔/뢰머 우반 역에서 정말 가까운데요. 주변 구시가지 관광명소인 프랑크푸르트 성당과 쉬른 현대 미술관도 놓치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