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북섬 끝자락에 자리한 아우포우리 반도를 탐험해 보세요. 마오리족에게 아우포우리 반도는 영혼이 조상들의 땅인 폴리네시아로 돌아가는 장소라고 합니다. 거품이 일 만큼 거센 파도와 세찬 바람도 케이프 레잉가의 평화로운 자연 앞에서는 그 사나움을 잃죠. 오히려 이곳에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해줍니다.
사람의 발길이 닿는 지역 중 최북단에 위치한 케이프 레잉가는 그림 같이 아름다운 자연환경으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에요. 하지만 뉴질랜드의 최북단 지역은 케이프 레잉가가 아니라 이곳에서 조금 더 가면 나오는 서빌 절벽이라고 해요.
케이프 레잉가를 방문하셨다면 먼저 레잉가곶에 자리한 케이프레잉가 등대 주변을 산책해 보세요. 1941년 5월에 처음으로 운영을 시작한 당시에는 등대지기가 불을 밝혔죠. 오늘날에는 자동 시스템을 통해 등대를 관리하고 있으며 49km 거리에서도 빛을 볼 수 있다고 해요.
케이프 레잉가에는 800여 년을 살았다고 알려진 근사한 포후투카와 나무도 자리하고 있어요. ‘레잉가’는 마오리어로 지하세계라는 의미입니다. 마오리족은 죽은 사람의 영혼이 곶에서 뛰어올라 나무뿌리를 따라 바다로 들어가 조상들의 땅인 하와이키 아 누이로 돌아간다고 믿는데요. 이 때문에 케이프 레잉가는 마오리족에게 영적으로 매우 중요한 장소죠.
케이프 레잉가 서쪽의 콜롬비아 제방 너머로 태즈먼해와 태평양이 충돌하는 모습을 확인해 보세요. 마오리족은 한 바다를 여성으로, 다른 한 바다를 남성으로 여기고 그 둘이 충돌하면서 생긴 거품이 이는 소용돌이가 생명의 창조를 나타낸다고 믿습니다.
케이프 레잉가는 뉴질랜드 베이오브아일랜즈에서 북쪽으로 3시간 반 거리에 있는데요. 전세 버스 투어를 이용하시면 대부분 나인티 마일 비치에 갔다가 푸케티 숲에 들러 카우리 나무까지 산책을 즐기고, 테 파키 모래언덕에서 샌드보드를 즐기는 여정으로 진행됩니다. 전세 버스 투어는 편리하긴 하지만 버스를 타는 시간이 길고 케이프 레잉가의 평온한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기회가 적죠. 남쪽으로 약 한 시간 반 거리에 있는 카이타이아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자유 일정으로 원하는 곳을 돌아보시는 게 훨씬 좋을 거예요. 케이프 레잉가에서 일몰을 기다리거나 일출을 보러 일찍 방문해 보세요. 두 바다가 만들어 내는 숨 막힐 듯 아름다운 전경이 모든 피로를 날려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