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혈 예배당(Heilig Bloed Basiliek)은 예수가 죽기 전에 입었던 옷가지와 죽은 후에 흘린 피를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몇 안 되는 장소 중 한 곳입니다. 금요일 미사에 참석하면 예배 전후로 유물을 직접 보실 수 있답니다.
봄이 되면 예수 승천일 기념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50,000명이 넘는 신도들이 세계 각지에서 모여듭니다. 예배 시간에는 신부가 보석으로 장식된 30kg 이상의 황금 보석함을 들고 장엄한 행렬을 이끄는데, 이 보석함 안에 성혈이 보관되어 있어요. 이 날 예배에는 1,800여 명의 연기자가 참여해 유물이 브뤼헤로 전달되는 과정을 재연해 보입니다. 5년에 한 번씩 7월이 되면 연기자들이 벨기에의 수난극인 성혈극(Jeu du Saint Sang)을 선보이기도 하죠.
이 유물은 그 기원을 둘러싼 가설 때문에 더욱 신비롭고 경이롭게 느껴집니다. 한 가설에 따르면 플랑드르의 데릭 백작이 12세기 중반 제2차 십자군 원정이 끝난 후 매부였던 예루살렘 왕에게서 유물을 하사받았다고 합니다. 이후 데릭은 현지인들과 도시를 방문하는 기독교인들이 두루 공경하는 이 유물을 보전하고 전시하기 위해 브뤼헤에 성당을 건축했다고 하네요. 또 다른 가설로 1,200년대 중반 콘스탄티노플에서 가져온 유물이 브뤼셀까지 오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바실리카 박물관에 가면 유물과 관련된 수많은 전시품을 관람하실 수 있어요. 금과 보석으로 장식한 보관함, 예수의 생애를 그린 떡갈나무 조각, 성혈 관련 조직(Noble Brotherhood of the Holy Blood)에서 활동한 조직원 32명의 그림,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사르디니아까지 유물이 운반된 과정을 보여 주는 태피스트리를 찾아보세요.
성혈 예배당 안에는 관광객과 신도가 모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겨울철 화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늦은 아침에 열리는 오전 미사에 참석해 보세요. 성직자이거나 합창단원인 경우 사전에 요청하면 예배에 직접 참여하실 수도 있어요. 박물관에는 소정의 입장료가 있습니다. 바실리카는 마르크트 광장에서 동쪽으로 200m 떨어진 뷔르흐 광장에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