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그로스네즈 성은 옛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 있지만 극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이 유적지를 통해 저지의 흥미로운 역사를 충분히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이 섬의 과거를 살짝 엿보고 일몰 때까지 기다렸다가 바로 눈앞에서 대양 너머로 태양이 지는 장관을 감상해 보세요. 그로스네즈 성은 섬 북서쪽에 있는 레 랑드 절벽 위에 자리하고 있죠. 이 절벽은 저지에서도 영국 해협의 드넓고 탁 트인 전경을 감상하기에 아주 좋은 장소예요.
이 요새는 프랑스의 침략을 막기 위해 지어졌습니다. 1330년경에 세워져서 1540년에는 폐허가 되어 버렸지만요. 영국 본토에서 벌어졌던 장미 전쟁 당시에 보복 폭격으로 파괴되었을 가능성이 높죠. 소문에 의하면 석조 자재를 몰래 가져다가 그로스네즈 성에서 남쪽으로 약 5km 거리에 있는 생투앙 저택을 지었다고 합니다.
주차장에서 그로스네즈 성 유적지까지 걸어 올라가 옛날에는 성이 어떤 모습이었을지 머릿속으로 그려보세요. 남아 있는 정문이 아치를 이루며 바다를 향해 있는 풍경이 저지를 대표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 동전에도 새겨져 있습니다. 이 문을 지나면 성안 공간이 나타나지만 많은 벽이 현재는 사라져 버렸어요.
아치형 입구로 들어가서 남아 있는 벽을 통해 성의 윤곽을 그릴 수 있는지 한번 볼까요? 사학자들은 근처에 수원이 없다는 점을 들어 그로스네즈 성이 포위 공격에 대비한 성으로 지어진 것은 아닐 것이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성을 뒤로 하고 레 랑드의 절벽으로 천천히 걸어가 보세요. 발 아래에서 바위로 몰려와 부딪히는 파도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쪽을 향해 있는 덕에 아름다운 대양의 경치를 즐길 수 있어 훌륭한 일몰 구경 장소로 유명하죠.
그로스네즈 성은 저지 섬의 북서쪽 모퉁이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차를 타고 수도인 세인트 헬리어에서 약 25분, 공항에서는 약 15분만에 도착하실 수 있어요. 저지의 버스 노선도 일부 도시와 그로스네즈 지역을 잇고 있죠. 유적지는 언제나 무료로 둘러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