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워싱턴 거리라고도 하는 말레콘은 산토도밍고의 절반에 육박하는 길이로 바닷가를 따라 나 있는 넓은 거리입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주로 현지 주민들은 운동을 하거나 사람들과 어울리려고 이곳에 오고 관광객들은 탁 트인 바다를 사진으로 남기려고 이곳에 오죠. 이 산책로에서 산토도밍고의 숨결을 느껴보세요. 태양과 바다, 고층 건물이 어우러진 매력적인 경관은 마이애미의 사우스 비치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말레콘의 동쪽 끝에 나 있는 산책로를 따라 거닐어 보세요. 이 산책로는 오자마강 어귀에 자리잡고 있는 소나 콜로니알 지구 안쪽에서 시작되는데요. 이 지구에는 한때 옛 식민 도시를 둘러싸고 있던 100m 길이의 오래된 성곽이 남아 있어요. 위풍당당한 자태를 뽐내는 산 호세 요새도 방문해 보세요. 그 역사가 17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이 요새 외에도 옛 식민 도시를 지키던 방어 시설이 많이 있었습니다. 당당히 서 있는 거대한 조각상도 보실 수 있는데요. 스페인에서 온 식민지 개척자들이 타이노족 원주민들을 대량 학살한 사건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16세기 수사 안토니오 데 몬테시노스를 기리는 작품이죠. 불꽃 모양으로 묘사된 그의 머리카락도 살펴보세요. 잔혹 행위를 보고 그가 느낀 분노가 마음에 확 와닿을 거예요.
계속해서 말레콘 거리를 걷다 보면 중앙 분수 주변으로 나무가 늘어선 산책로가 멋진 에우헤니오 마리아 데 오스토 공원이 나옵니다. 공원 서쪽에 있는 유명한 엘 오벨리스코도 놓치지 마세요. 하늘 높이 치솟은 이 기념비는 잔혹한 독재자였던 라파엘 트루히요가 권력을 잡고 도미니카공화국 수도의 이름을 시우다드 트루히요로 바꾼 후인 1936년에 세워졌습니다. 지금은 저항의 상징이 된 이 기념비를 덮고 있는 그림을 감상해 보세요. 반트루히요 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암살당한 미라발 자매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의미를 담은 작품이에요.
말레콘 거리를 거닐다 보면 사람들로 북적이는 바와 세련된 분위기의 레스토랑, 호화로운 호텔을 만나실 수 있어요. 괜찮은 곳에 들러 음료 한잔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야외 자리를 찾아 석양이 지는 바다를 감상하셔도 좋아요. 말레콘은 밤에 특히 활기가 넘치는데요. 바와 클럽마다 흥이 넘치지 않는 곳이 없죠.
말레콘은 14km가량 길게 뻗어 있습니다. 차를 타고 이 거리를 지날 수도 있지만 걷는 것이 제일 좋아요. 한가롭게 둘러보다가 아무 곳에서나 멈춰 눈 앞에 펼쳐지는 풍경을 즐기실 수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