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큘 맨은 슈프레강 위에 세워진 거대한 조형물로, 세 명의 인물이 마주 서 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어요. 1997년에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베를린 중심부에서 살짝 벗어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곳의 상징물이 되었습니다. 물 위를 걷고 있는 듯한 세 명의 인물 형상에 뚫린 수 백 개의 구멍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보세요.
몰리큘 맨은 미국 출신 예술가인 조나단 보롭스키가 탄생시킨 시리즈작 중 하나인데요. 보롭스키는 1970년대에 미국 로스앤젤레스에도 비슷한 조형물을 세웠죠. 작품에 나 있는 구멍은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가벼운 물과 공기 분자를 나타낸다고 해요. 세 명의 인물이 서로 안고 있는 듯한 모습을 한번 감상해 볼까요? 이 모습은 동독과 서독이 함께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몰리큘 맨을 더 잘 감상하고 싶다면 오베르바움 브리지 중간쯤으로 가보세요. 이 다리는 1.6km나 떨어져 있지만 작품이 워낙 커서 잘 보여요. 강기슭을 거닐며 작품을 다양한 각도에서 감상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30m에 달하는 놀라운 몰리큘 맨의 크기 때문에 지나가는 보트가 참 작아 보이는데요. 하늘이 붉은빛으로 물드는 일몰 시간이 되면 구멍이 숭숭 난 이 조형물을 배경으로 해가 지는 멋진 광경도 보실 수 있죠.
강변 카페에서 휴식을 취하며 희망을 심어 주는 몰리큘 맨을 바라보셔도 좋아요. 미국 아이오와 주의 카운실블러프스에도 비슷한 조형물이 있는데요. 그 밖에 다른 여러 대도시에도 보롭스키의 거대 작품이 세워져 있어요. 그중 뮌헨에는 성큼성큼 걸어가는 하얀 사람의 형상을 한 워킹 맨이 17m 높이로 우뚝 서 있죠.
몰리큘 맨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는 강변 구역에는 입장료가 없습니다. 하루 중 언제든지 이곳을 방문해 조형물을 보실 수 있죠. 밤에는 아랫부분이 하얀 조명으로 빛납니다.
몰리큘 맨은 베를린 중심부에서 조금 남동쪽에 위치한 슈프레강에 있습니다. S반이나 버스를 타고 트렙타워 공원에서 내리셔서 북서쪽으로 5분 정도만 걸으면 도착하실 수 있어요. 베를린 경기장 등 근처에 있는 관광명소도 함께 보시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