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딘의 묘 능원 안으로 걸어 들어가면 만다린 경비병 석상의 차가운 시선이 뒷머리에 느껴집니다. 본관으로 가면 반짝이는 스테인드 글라스 천장 아래에 악명 높은 황제의 동상을 볼 수 있습니다.
카이딘은 1916년부터 1925년까지 군림한 베트남의 끝에서 두 번째 황제였습니다. 국민들의 안녕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던, 프랑스 식민지화의 앞잡이로 기억되지만 그의 무덤은 선왕들의 무덤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 이유는 황제가 무덤을 건설하기 위해 무자비하게 세금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내부로 들어가면 거둬들인 세금으로 만들어낸 인상적인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내로 들어가 커다란 안뜰까지 조금만 올라가면 양 옆에 실물 크기의 석상이 늘어선 길이 중앙에 나 있습니다. 석상의 대부분은 전통적인 베트남 경비병의 모습이 엿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일부 석상은 유럽 군인의 외모와 군복 차림을 하고 있습니다.
계단을 계속 올라가다 보면 난간에 불을 내뿜는 용이 새겨져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미움을 받은 황제에게 딱 어울리는 상징물이라고 평가합니다. 실제 무덤에 도착하여 어두운 색의 콘크리트 외관을 살펴보면 고딕 양식과 흡사합니다. 내부에는 여러 가지 색깔을 아름답게 수놓은 반짝이는 유리 조각이 벽과 천장을 뒤덮은 채색된 도자기 조각과 경이로운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모든 색의 향연의 중심에 카이딘의 동상이 높다란 왕좌에 올라 앉아 있습니다. 황제의 유골은 이 동상 아래 지하 18m 깊이에 묻혀 있습니다.
카이딘의 묘는 훼에서 남쪽으로 8km 떨어진 차우 추 마을에 있습니다. 묘지는 매일 문을 열며 입장료를 받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