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한 통일궁 앞에 서서 1975년에 바로 이 자리에서 베트콩이 사이공을 탈환했을 당시의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화려하게 장식된 대통령 관저를 둘러보고 지하 작전 사령실에서 전시에 사용됐던 장비들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커다란 초록빛 공원을 가로질러 가면 흰색 외관의 통일궁에 도착하게 됩니다. 꼭대기에 대형 국기가 게양되어 있는 이 건물은 옛 노로돔 궁전이 있던 바로 그 자리에 인도차이나 총독의 관저로 건설되었습니다. 1954년 프랑스가 철수한 다음 궁전을 차지하게 된 대통령 응오딘지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두 명의 전투기 조종사가 대통령 암살을 시도한 후에 철거되었습니다. 1966년에 새롭게 재건된 건물은 독립궁으로 불리다가 9년 후 미국의 점령이 끝난 이후 명칭이 변경되었습니다.
정문에 가까워지면 건물 밖 높은 연단 위에 전시된 탱크가 눈에 띕니다. 이 탱크는 군인들이 사이공을 수복하고 베트남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궁전 문을 박살내고 들어왔던 순간을 기리는 것입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전쟁 당시 통일궁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려주는 짧은 영상을 보여줍니다. 15분 가량의 이 영상은 30분마다 한 번씩 반복해서 상영됩니다. 1층의 여러 복도와 방들이 지나면 뒤편의 옛 대통령 관저로 이어집니다. 캐비닛들 사이로 말 꼬리, 코끼리 발 등 기괴한 장식품들과 보트 모형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위층에 있는 카드게임을 하던 방에도 꼭 들러보세요. 술을 마실 수 있는 바, 영화를 볼 수 있는 스크린, 둥근 가죽 소파로 꾸며진 이곳은 제임스 본드 영화에 나온 장소로는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지하에 숨어 있는 작전 사령실에는 호화로운 물건들이 별로 없습니다. 벽은 어두운 목재 패널로 마감되어 있고 좁은 워크스테이션은 무차별 공세를 펼치기 위해 사용된 라디오 장비와 상세한 작전 지도로 가득차 있습니다.
통일궁은 시내 중심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매일 문을 열며 소정의 입장료가 있습니다.
